부산 낙곱새 — 낙지·곱창·새우를 한 냄비에, 유래와 먹는 법
조방 앞 노동자들의 낙지볶음에서 갈라져 나온 부산식 매운 냄비
낙곱새는 낙지·곱창·새우의 앞 글자를 딴 이름으로, 세 재료를 매콤한 고춧가루 양념과 육수에 자작하게 익혀 밥에 비벼 먹는 부산 음식입니다.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까지 부산 동구 범일동에 있던 조선방직 앞, 이른바 '조방' 일대에서 노동자들이 즐겨 먹던 낙지볶음에서 출발해, 넣는 재료에 따라 낙새·낙곱·낙곱새로 갈라져 나왔습니다. 지금은 범일동 일대는 물론 부산 곳곳의 낙지 요리집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한 줄로 말하면
낙지, 곱창, 새우를 한 냄비에 넣고 매콤하게 끓이듯 볶아 밥에 비벼 먹는 음식입니다. 쫄깃한 낙지, 고소한 곱창, 달큰한 새우가 어우러져 한 그릇에 바다와 고기의 맛이 함께 납니다.
유래 — '조방 앞' 노동자들의 낙지볶음
낙곱새의 뿌리는 부산 사람들이 '조방낙지'라 부르는 낙지볶음입니다.
- 조방이란: '조방'은 조선방직주식회사를 줄인 말입니다. 부산시에 따르면 일제강점기인 1917년 지금의 동구 범일동 자리에 조선 최초의 면방직 공장이 세워졌는데, 부지가 약 4만 평, 종업원이 3,000여 명에 이르는 큰 공장이었습니다.
- 노동자의 술안주: 공장 주변에 사람과 가게가 모이며 번화가가 생겼고, 시민들은 이 일대를 '조방'이라 불렀습니다. 공장 노동자들이 매콤한 낙지볶음을 술안주로 먹으면서 조방낙지가 탄생했다고 전해집니다. 번화가에 들어선 낙지볶음 가게가 맛으로 이름을 얻으면서, '조방낙지'라는 이름이 전국으로 퍼졌다고 합니다.
- 공장이 사라진 뒤: 조선방직은 해방 후 십여 년 더 운영되다 1968년 청산되었고, 그 자리에 자유시장·평화시장·시외버스터미널이 들어섰습니다. 1980년대에는 부산 최대의 예식장 밀집 지역이기도 했습니다.
- 재료를 더해 낙곱새로: 낙지볶음에 새우를 더하면 낙새, 곱창을 더하면 낙곱, 둘 다 넣으면 낙곱새가 됩니다. 언제 누가 처음 곱창과 새우를 함께 넣었는지는 분명한 기록을 찾기 어렵습니다.
낙지는 부산 앞바다가 아니라 전남 무안·장흥 등 남해와 서해에서 많이 납니다. 다른 지역에서 온 낙지가 부산 공장 노동자들의 안주가 되어 부산 음식이 된 셈입니다. 한편 '조방'이라는 이름에는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가 담겨 있어, 이 말을 줄여 써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근처 지하철역 이름을 '조방역'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온 적도 있지만, 독립운동가 유족 등은 이 이름을 쓰는 것 자체를 비판합니다.
맛의 특징 — 고춧가루 양념과 자작한 국물
양념
조방낙지 계열은 고춧가루 양념을 듬뿍 쓰고, 고추장은 넣지 않아 국물 맛이 비교적 담백하다고 소개됩니다. 멸치 등으로 우린 육수와 마늘을 많이 넣은 양념장을 숙성시켜 쓰는 것이 특징입니다. 매콤하면서도 약간 얼큰한 맛이 납니다.
채소
채소는 양파와 대파 정도로 단출하게 넣고, 두 채소에서 우러나는 단맛으로 매운맛의 균형을 잡습니다.
세 재료의 조합
낙지는 쫄깃한 식감을, 곱창은 기름진 고소함을, 새우는 달큰한 감칠맛을 더합니다. 곱창에서 나온 기름이 양념에 섞이면서 국물이 한층 진해지는 것이 낙곱새의 매력입니다.

이름으로 보는 종류
| 이름 | 들어가는 주재료 |
|---|---|
| 낙지볶음(조방낙지) | 낙지 |
| 낙새 | 낙지 + 새우 |
| 낙곱 | 낙지 + 곱창 |
| 낙곱새 | 낙지 + 곱창 + 새우 |
가게마다 메뉴판 이름이 조금씩 다르지만 원리는 같습니다. 원하는 재료의 앞 글자를 이어 붙이면 됩니다.
맛있게 먹는 법
- 끓어오르면 바로: 낙지는 오래 익히면 질겨지니 냄비가 끓어오르고 재료가 익으면 바로 먹기 시작합니다.
- 밥에 조금씩 비벼: 건더기와 양념을 밥에 덜어 조금씩 비벼 먹는 것이 부산식입니다.
- 맵기는 미리 말하기: 고춧가루 양념이라 꽤 매울 수 있으니, 매운 것을 잘 못 먹으면 주문할 때 미리 이야기합니다.
- 가을 낙지를 노려서: '봄에는 조개, 가을엔 낙지'라는 말처럼 가을 낙지가 맛이 좋다고 합니다.

어디서 먹나 — 범일동 조방 일대
이름의 고향인 동구 범일동 일대가 첫손에 꼽힙니다. 지금도 이 일대 도로 이름이 '조방로'이고, 자유시장·평화시장 같은 옛 조선방직 터의 시장들이 가까이 있어 시장 구경과 함께 들르기 좋습니다. 낙곱새는 외식 메뉴로 인기가 높아 범일동 밖에서도 부산 곳곳의 낙지 요리집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동구는 2016년 이 일대에 보행자 거리를 만드는 정비 사업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공장은 사라졌지만 길 이름과 음식 이름에 '조방'이 남아, 이 동네가 한때 큰 방직공장과 그 앞 번화가였다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낙곱새는 무슨 뜻인가요?
낙지·곱창·새우의 앞 글자를 딴 이름입니다. 세 재료를 매콤한 양념에 함께 익혀 밥에 비벼 먹는 부산 음식입니다.
'조방'은 무슨 뜻인가요?
1917년 부산 동구 범일동에 세워진 조선방직주식회사를 줄인 말입니다. 공장 앞 번화가를 사람들이 '조방'이라 불렀고, 이 일대 노동자들이 즐겨 먹던 낙지볶음이 '조방낙지'로 알려졌습니다.
조방낙지와 낙곱새는 무엇이 다른가요?
조방낙지는 낙지만 넣은 낙지볶음이고, 여기에 새우를 더하면 낙새, 곱창을 더하면 낙곱, 둘 다 넣으면 낙곱새가 됩니다. 양념과 먹는 방식은 비슷합니다.
낙곱새는 언제 먹으면 좋나요?
사계절 먹을 수 있지만, '봄에는 조개, 가을엔 낙지'라는 말처럼 낙지가 맛있는 가을이 특히 좋다고 합니다.
참고 자료
- 부산 원조 낙지볶음 조방낙지의 '조방'을 아시나요 — 파이낸셜뉴스(뉴스1), 2021.10.03
- [향토음식] 부산 명물, '조방낙지볶음' — 한국외식신문, 2020.09.07
유래는 여러 설이 전해지며, 이 글은 위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다른 기록이나 바로잡을 내용이 있으면 문의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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